고헌산 산왕사 전경
산왕사 창건 설화

고헌산 산왕사(山王寺)의 시작

한 보살님의 수행과 산신님의 가피로 세워진 도량

산왕사의 창건은 지금으로부터 수십여 년 전, 올해 일흔을 맞으신 한 보살님의 수행에서 시작됩니다. 보살님은 삼십 대 초반부터 한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며 기도와 정진을 쉬지 않으신 분으로, 오랜 세월 동안 수행을 통해 마음의 길을 찾고자 했습니다.

1. 한 보살님의 수행과 산신님의 허락

수많은 명산을 오르내리시며 기도와 수행을 이어오던 중, 울산 언양에 위치한 고헌산 자락에 있는 어느 터에 이르셨고 그 자리에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청정한 기운이 온 몸으로 느껴졌습니다.

그리고 그날 밤 보살님은 아주 선명한 꿈을 꾸었습니다. 고헌산에서 기도하던 도중 푸른 안개 사이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호랑이가 눈앞에 나타나 어흥 하며 보살님의 품속에 뛰어들었습니다. 그리고 보살님은 꿈에서 깨어나 조용히 눈을 감고 합장했습니다.

“바로 이 곳이구나... 산신님의 허락하신 자리”

2. 기도의 자리에 사람들이 모이다

그날 이후, 보살님은 고헌산의 그 자리에서 끝없는 기도를 시작했습니다. 새벽의 찬 기운 속에서도, 어둠이 가득한 밤에도, 보살님의 기도는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. 그러던 중 입소문이 점점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.

“저 산에 홀로 수행하는 보살님이 계신다더라.”
“저 자리에서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더라.”

그렇게 한 명, 두 명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했으며 처음엔 작은 돗자리 하나를 깔아 함께 기도를 했고, 점점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텐트를 치고 며칠씩 머물며 기도하기도 했습니다.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들자 작은 조립식 건물을 세워 비바람을 막으며 기도에 정진했지만, 그 정성과 원력은 더 이상 조립식 건물에 담기에는 너무 커버렸던 것입니다.

신심이 모이고 수행의 향기가 깊어지면서 도량은 점점 모습을 달리해 갔습니다. 많은 이들의 정성 어린 보시와 발원, 그리고 보살님의 수십 년 수행이 더해져 조립식 건물은 점차 법당의 모습을 갖췄고, 마침내 고헌산의 품 안에 ‘산왕사(山王寺)’라는 이름의 사찰이 세워지게 되었습니다.

3. 산이 사람을 모으는 도량, 산왕사

고헌산 산왕사(山王寺)는 왕처럼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는 힘이 있습니다. 오랜 세월 산을 벗 삼아 수행한 보살님의 발자취와 산신님의 가피, 그리고 그 기운에 이끌려 모인 수많은 인연의 힘이 담겨 있습니다.

그저 돌과 나무로 지어진 사찰이 아닙니다. 한 사람의 정성이 산을 움직였고, 산의 기운이 사람을 모았으며, 사람들의 신심이 새로운 사찰을 탄생시켰습니다.

이곳에서 처음 기도하던 한 보살님의 발걸음이 수십 년 뒤 수백 명의 마음을 모아 한 도량을 이루어냈다는 것, 그 자체가 바로 산왕사의 창건 설화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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